본 연구는 제련 실험에서 형성된 생성물의 성격이 후속 공정의 효율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실험고고학적으로 검토한 연구이다. 이를 위해 국립중원문화유산연구소의 제
7차 및 제9차 고대 제철기술 복원실험에서 생산된 제련 생성물을 대상으로 단야 실험을
수행하고, 정련(소분, 압착), 단련(단접, 접쇠), 성형으로 이어지는 공정별 조업 양상을 비
교하였다.
실험 결과, 두 실험의 최종 회수율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으나, 동일한 수준의 철 소
재를 확보하기 위해 투입된 조업 시간과 연료 소비량, 노동 강도에서는 뚜렷한 격차가
확인되었다. 슬래그가 배출되지 않은 제7차 제련 생성물은 응집도가 높은 대형 철괴가
잔존하여 후속 공정에서 많은 시간과 연료, 고강도의 노동을 필요로 하였다. 반면 슬래
그가 원활히 배출된 제9차 제련 생성물은 후속 공정의 진행이 상대적으로 효율적인 것
으로 나타났다. 이는 제련 공정의 성패가 후속 단야 공정의 효율성과 경제성까지 좌우하
는 핵심 요인임을 보여준다.
또한 완성된 봉상철정을 활용하여 철기 제작을 시도한 결과, 봉상철정은 환두도와 같은
고급 철기 제작에는 적합한 소재로 기능할 수 있으나, 철촉과 같은 소형 철기 제작에는
분할과 재가공 과정에서 불필요한 시간과 소재 손실을 유발할 수 있음이 확인되었다. 따
라서 봉상철정은 모든 철기 제작에 사용된 범용 소재라기보다 특정 기종 제작에 적합한
전략적 철 소재이자, 일정한 재화적·유통적 가치를 지닌 중간재로 이해할 수 있다.